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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는 어떻게 AI를 업무 파트너로 쓰기 시작했을까

info-drop 2025. 12. 18. 19:39

카피라이터 업무 환경이 바뀌기 시작한 배경

광고 문구를 쓰는 일은 흔히 ‘감각의 영역’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현장은 생각보다 구조적인 작업이 많다. 카피라이터 A씨 역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한 문장을 붙잡고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력이 쌓일수록 상황은 달라졌다. 하나의 문구를 잘 쓰는 것보다, 같은 메시지를 여러 매체·여러 타깃에 맞게 반복 생산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상세페이지, 배너 광고, SNS 피드, 문자 메시지까지 같은 내용을 각기 다른 톤으로 풀어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고, 수정 요청 역시 잦아졌다. 이 과정에서 글쓰기 그 자체보다 관리 업무에 가까운 작업이 늘어나자, 효율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AI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실험해볼 만한 도구’로 등장했다.

카피라이터 A씨가 AI를 처음 도입할 때의 기준

A씨는 AI를 접하면서도 명확한 선을 그었다. “대신 써주길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브랜드의 방향성과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문장이 그대로 외부에 나가는 것은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I 활용의 목적을 명확히 했다.
첫째, 반복 작업을 줄일 것.
둘째, 사고의 범위를 넓히는 보조 도구로 사용할 것.
셋째, 최종 판단과 책임은 사람이 질 것.
이 기준을 세운 후, AI는 ‘글을 대신 써주는 존재’가 아니라 작업 시간을 단축시키는 파트너에 가까운 역할을 하게 됐다.

실제 업무에서 가장 효과를 본 활용 영역

가장 체감 효과가 컸던 부분은 카피 확장 작업이었다. 하나의 핵심 문구를 기준으로 타깃별 변주를 만들어야 할 때, AI는 상당히 유용했다. 예를 들어 이미 작성한 메인 카피를 입력하고 “20대 첫 구매 고객용”, “재구매 고객용”, “프리미엄 이미지 강조 버전”처럼 조건을 붙이면, 방향성에 맞는 여러 초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AI 결과물을 그대로 쓰지 않는다. 다만 문장 구조나 표현 아이디어를 참고해 자신의 기준에 맞게 다시 다듬는다. 결과적으로 작업 속도는 빨라지고, 표현의 선택지는 넓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카피라이터는 어떻게 AI를 업무 파트너로 쓰기 시작했을까

클라이언트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긴 변화

카피라이터 업무에서 종종 부담이 되는 부분은 수정 요청이다. 표현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아,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A씨는 이때 AI를 일종의 ‘중간 번역기’처럼 활용한다.
클라이언트의 피드백 문장을 그대로 입력해 여러 방향의 수정안을 받아본 뒤, 그중 가장 근접한 방향을 선택해 재작성하는 방식이다. 이 덕분에 수정 횟수 자체가 줄어들었고, 커뮤니케이션도 훨씬 명확해졌다. 결과적으로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이해가 빠른 카피라이터”라는 인상을 받게 됐고, 이는 재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어 고갈을 막는 현실적인 사용법

창작 업무를 오래 하다 보면 누구나 아이디어가 막히는 순간을 겪는다. A씨는 이럴 때 AI에게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반대 방향의 질문을 던진다.
예를 들어 “이 제품에서 흔하게 쓰이는 진부한 표현을 모두 나열해달라”거나 “이 브랜드에 어울리지 않는 문구를 일부러 만들어달라”는 식이다. 이렇게 생성된 결과물은 그대로 쓸 수는 없지만, 오히려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명확해지면서 새로운 방향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AI는 영감을 대신하는 존재라기보다, 사고를 자극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AI 사용이 오히려 전문성을 드러내는 이유

AI를 사용하면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의 현상도 나타난다. 같은 도구를 써도 결과물의 질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A씨는 AI를 쓰면서 오히려 자신의 기준과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했다고 말한다.
어떤 결과물을 선택하고, 어떤 표현을 버릴지 판단하는 과정에서 카피라이터의 전문성이 드러난다. 브랜드 맥락, 사회적 논란거리나 이슈, 소비자 감정선을 고려하는 부분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AI는 이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다만 판단에 필요한 재료를 빠르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카피라이터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는다

AI 도입 이후 A씨의 업무량은 줄었지만, 역할은 오히려 선명해졌다. 단순 문장 생산자는 AI가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지만, 브랜드 전략과 메시지 방향을 설계하는 역할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A씨는 이제 더 많은 시간을 기획 단계와 수정 방향 설정에 쓴다. 그 결과 작업의 질이 안정됐고, 스스로도 ‘소모되는 느낌’이 줄었다고 느낀다.
카피라이터에게 AI는 경쟁자가 아니라 일의 구조를 바꿔준 도구에 가깝다. 잘 쓰는 사람은 더 잘 쓰게 되고,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오히려 더 분명해지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